2000년도 일이다.1 더 큰 선물 더 큰 선물 (다알리아) 어느 할머니를 한 순간도 놓치지 말고 8시간 동안 따라다니라는 일이 나에게 맡겨졌다. 병실 안에는 절대로 들어오지 말라는 요양보호사의 간곡한 당부였다. 할머니와 함께 복도를 계속 돌아다니라고 했다. 우리는 긴 복도를 계속 돌아다니니까 나중에는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. 지루했다. 그래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고 또 돌았다. 한번은 할머니가 용변을 보고 싶다고 해서 급히 병실에 딸린 화장실로 갔다. 볼일이 끝난 후 화장지를 한마디만 잘라 반으로 접고 또 반으로 접어서 닦았다. 순간 손에 다 묻어버렸다. 본인도 자지러지게 놀라면서 “어떻게, 어떡하지”를 큰 소리로 외쳤다. 떨리는 다급한 목소리였다. 갑자기 초록색 변으로 가득 찬 변기통 안에 손을 넣고 막 흔들었다. 나도 그 모습을 보고.. 2021. 8. 19. 이전 1 다음